Logseq로 육아 기록하기



 

소개

원래 사용하던 노트앱은 지금도 유명한 Obsidian이었다.
출시 초기부터 시작하여 물론 지금도 사용중이지만, 사실 이 앱은 굉장히 편리하고 위험한 양날의 도구였다. 무궁무진한 플러그인, 계속해서 더 편리하게 더 예쁘게 꾸미고 싶다는 유혹과 이를 또 가능하게 해주는 방대한 커뮤니티.
그러던 어느 날, Obsidian의 플러그인 하나가 고장 났다. 지금은 기억이 나지 않는데 해당 플러그인은 메모 작성 방식에 영향을 주던 터라, 수 많은 노트들이 보기싫은 소스코드를 헐벗은 마냥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었고, 이걸 혼자 고쳐보겠다고 낑낑대다가 화가 나서 찾은 것이 바로 Logseq였다.
굉장히 섬세하고 미려하게 커스터마이징된 Obsidian은 플러그인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단점이 있었고, 무료 플러그인이란게 애시당초 Obsidian의 업데이트에 맞춰 반드시 유지보수를 해야만 하는 책무감이 없는지라 이 때부터 불안감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나중에 또 이런 일이 생긴다면 그땐 그 수많은 노트를 어떻게 다 수정하고 보수할까?!

logseq logo

 

충실한 기본기능

Logseq는 2022년 처음 사용하기 시작했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Obsidian에서 가장 유명한 플러그인인 dataview, templater, Tasks 등이 기본 내장기능으로 되어있다는 점이다. 즉, 이 부분에서만큼은 앱 업데이트에 따른 플러그인 호환성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였고, 장기적 관점에서 이 점이 가장 매력적이었다.

 

오픈소스

너무 많은 기능은 오히려 집중에 방해가 된다.
게다가 이 앱은 오픈소스이다.
이것이 뜻하는 바는, 회사에서든 어디서든 사용하더라도 라이센스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물론 Logseq 역시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오픈소스의 비영리적 목적으로 개발중이다 보니 출시는 Obsidian과 큰 차이가 없지만 아직도 정규 출시버전이 아닌 베타 버전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리고 블럭 참조 특성상 페이지 참조기반인 Obsidian보다 성능이 느리며1, Obsidian의 GraphView와는 비교도 할수 없을만큼 처참한 그래프 뷰 기능을 가지고 있다.

 

강력한 블럭별 백링크 참조

그럼에도 불구하고 Logseq가 Obsidian에 비해 월등한 기능은 바로 블럭별 백링크 참조 기능이다.
Logseq는 기본 입력 방식이 Outline 방식이라 블럭 구분이 굉장히 용이하다.
이러한 장점을 잘 살려 백링크의 참조 영역만으로도 하나의 독립된 문서처럼 활용할 수 있다.

 

사용 사례

템플릿

장기적으로 어떤 사례들에 대해 일관적으로 기록을 할 땐 템플릿을 사용하면 추후 추적 관찰하기가 편하다.
나는 다음과 같이 템플릿을 만들어놓고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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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니니바바]]
  template:: growth
	- [[23개월령]]
		- [[Medicine]]
			-  
		- [[신체영역]]
			-  
		- [[언어영역]]
			-  
		- [[인지영역]]
			-  
		- [[정서영역]]
			-  
		- [[사회성영역]]
			- 
		- [[행동관찰]]
			-  

Logseq에서 템플릿을 불러오는 방법은 /template 라고 입력하면 템플릿 목록이 나타난다.
그럼 위에서 만들어놓은 growth라는 메뉴가 나타나는데 그걸 선택하면 불러와진다.

 

그리고 매일 적는 Journal 일지에 템플릿으로 다음과 같이 기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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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개월령]]
	- [[의료]]
		- XX 2차 예방접종
			- XX소아과 병원
	- [[언어영역]]
		- "엄마, 도와주세요" 라고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말한다.
	- [[인지영역]]
		- 10개 조각의 퍼즐을 혼자서 맞출 수 있다.
	- [[정서영역]]
		- 아직 낯을 많이 가린다. 낯선 어른이 나타나면 보호자의 뒤로 숨는다.
	- [[신체영역]]
		- 두발을 번갈아가며 계단을 오르내릴 수 있다.
	- [[사회성영역]]
		- 친구 곁에서 다른 이들의 놀이를 바라보며 혼자 놀이를 한다.

 

추적 관찰

그동안 기록한 것들을 살펴보지 않으면 기록은 무의미하다.
살펴보는 방법은 굉장히 간단하고 직관적이다.
단순히 [[ xxx ]] 형태의 링크를 선택하기만 하면 된다.
그러면 해당 페이지에서 다음과 같은 필터 표시를 볼 수 있다.

Logseq 참조영역에서 필터 선택

해당 버튼을 눌러보면 다음과 같은 화면들을 볼 수 있는데 여기서 추가적으로 선택하거나, 배제하고 싶은걸 고를 수 있다.

Logseq 필터 고르는 화면

 

아래 예시 스샷은 우리 아이의 발달 기록에 대한 참조 영역 부분이다.

Logseq 참조영역 예시

실제 기록들은 날짜로 보이는 journal 페이지에 각각 기록되어있으며, 그 중 우리 아이에 해당 하는 블럭만 가져온 것이다.
물론 저 중에서도 예를 들어 “언어영역"만 모아보기도 가능하며, “언어영역”, “신체영역"만 모아보기도 가능하다. 특정 개월령에 속하는 특정 영역만을 추려보는 것도 가능하다.

아이의 언어 발달 상태만 추려서 쭉 추적하여 볼 때, 굉장히 유용하게 사용중이다.
특히 우리 아이의 경우, 신체 대근육 발달이 주변 또래에 비해 다소 느린편이어서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기록하며 지켜보았다.

이렇듯 Logseq의 가장 큰 장점인, 매일의 규칙적인 기록속에서 연결된 백링크별로 자유롭게 기록을 모아볼 수 있는 점을 아이의 발달 기록에 사용하면 꽤나 인상적인 경험을 할 수 있다.

 

매일 기록되는 아이의 발달 기록은 사실 페이지 단위보다는, 한 두줄의 짤막한 기록이 많다.

무엇보다 육아를 하다보면 길게 키보드 앞에 앉아있을 틈이 생각보다 없었다.

페이지 단위로 의미를 부여하며 길게 서술할수도 있지만, 이러한 기록은 자주 하기도 힘들뿐더러 잦은 사실 열거에 의거한 발달 추적에는 적합하지 않다.

어디서든 간단하게 모바일로 기록할 수 있는 세상이다. 그리고 모바일에서 Logseq에 기록을 할 수도 있으며, 모바일에서 기록한 것들을 나중에 따로 모아서 PC든 Mac이든 앞에 앉아 진득하게 다시 작성을 할 수도 있다.

평소 나는 이런 순간의 기록들을 Drafts | Where Text Starts 앱으로 기록한다.
그리고 맥에서 한번에 Logseq로 내보내기를 하고 날짜와 템플릿만 잘 확인해주면 기록은 간단하게(?) 끝난다.

참고

Logseq와 유사한 서비스로는 Roam Research가 있다. 로컬 저장이 아닌 해당 회사의 클라우드에 저장되는 차이점이 있으며, 내가 알기로는 거의 대부분의 기능이 유사하다. 한번 써볼까 했지만 월 구독료가 꽤 비싼 편이다.

 


  1. 사실 Obsidian의 속도를 따라갈 수 있는 노트앱을 아직까지도 못봤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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